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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썬 2024. 1. 24.
플라워 킬링 문 러닝타임 3시간 30분 왠만한 사람은 극장에서 못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봤다. 다음 달 애플티비 스트리밍으로 공개된다고 해도.. 한국인으로서, 특히 미국 초기역사에 대해 무지한 사람에게 영화의 감상이 좀 덜할 수 있었다. 논픽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아마 미국 과거사에 밝다면 영화가 참 즐거웠을 것 같다. 마치 몇 년 전 개봉했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처럼. 영화는 3시간 정도 관객을 조이고 30분 정도 풀어준다. 마치 라스 폰 트리에처럼. 다만 카타르시스는 없다. 아주 무거운 마음만 가지고 영화관을 떠나게끔 스콜세지는 직접 스크린에 얼굴을 드러내며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의 내용은 한마디로 인디언을 짖밟고 살아온 백인 미국인들 그 자체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기에 스콜세지는 영화를 만들어냈다. .. 2023. 11. 4.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요새 영화를 잘 안 보게 되는데 극장을 갈만한 영화들은 항상 있는 것 같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은퇴를 번복하고 7년 만에 제작된 영화인 만큼. 영화는 독특한 캐릭터, 작화, 예상하기 어려운 전개, 음악, 특유의 포근함 등의 기존 지브리 영화들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의뭉스러운 전개, 설정, 스토리 등 단점들도 역시 있다. 지브리 영화가 특별히 좋은 점은 오리지널리티에 있다. 주조연, 단역 캐릭터 하나하나가 저마다 독특하며 살아있어 고유함이 느껴진다. 이번 영화도 그런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다만 오히려 주연들이 별 개성이 없다. 그래서인지 표현의 재미나 몇 감동도 있었으나 이전의 벅참같은 느낌은 제거된 모습이다. 영화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평범한 일본의 소년이 숨겨진 가문의 비밀스런 세계로 입장하며 .. 2023. 10. 31.
오펜하이머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역시 플롯이다. 메멘토, 덩케르크 등이 생각났고 최근 수작들의 특징인 짧고 많은 컷이 두드러진다. 3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빠르게 지나간다. 마치 예고편과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단점은 피로감. 몰입할 만한 시간이 부족한 느낌이고 감독도 딱히 몰입할 여지를 주고 싶지는 않았던 듯 하다. 관객을 철저히 관찰자로 분리시키는 느낌. 인물 이름이 너무 많은 것도 한 몫 한다.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종종 자연이나 특수효과 장면들을 삽입시켰다. 놀란이 존경한다는 테런스 멜릭과 스탠리 큐브릭이 떠올랐고 최근 영화계에선 잘 보이지 않던 터라 독특했다. 플롯은 불리는 대로 진짜 플롯의 마법사 같았으며 이를 받쳐주는 아이디어가 가득한 연출도 뛰어났다. 심리를 진하게 묘사하면서도 연출적인 볼거리.. 2023. 8. 18.
밀수 전반적으로 재미 없었다. 류승완 감독을 특별히 애정하지 않기도 하다. 이전 작인 모가디슈, 베테랑 그저 그랬던 탓이다. 영화는 케이퍼물이며 해녀와 밀수라는 독특한 소재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중간에 첩자 스릴러로 가는 듯 했으나 그닥 성공적이진 못했다. 독특한 설정에서 나오는 수중 액션은 신박했으나 특수촬영 후 CG를 입힌 것이 눈에 튀었고 여름영화에 기대하는 시원함이 덜했다. 사실 최근의 한국영화가 어렵고 그나마 범죄도시 시리즈가 성공을 해오는 것은 여름영화의 시원함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밀수의 포스터, 마케팅들도 이러한 포인트를 노렸고 관객도 기대를 했으나 영화 자체, 스토리 등은 시원하지 못하고 오히려 갑갑하다. 이런 포인트는 영화의 흥행에 악영향이 될 것 같다. 즉 범죄도시처럼 천만은 어려.. 2023. 8. 1.
보 이즈 어프레이드 가족 간의 위계, 남자의 일생, 트라우마, 가스라이팅 올해 봤던 작품 중 가장 충격적인 작품. 아리 에스터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문제작이지 않나 싶다. 예고편을 봐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영화였으며 시놉시스인 '엄마를 찾아가는 이야기'는 더더욱 이야기를 알 수 없게 만들었었다. 개봉하고 영화를 보니 이해는 갔지만 정말 혼란스러울 수 밖에. 영화는 무려 4막 구조이며 다양한 연출방식을 채택했다. 시간대와 장소도 계속해서 바뀌고 몇십 분의 몰입을 요구하는 장면이 있는가 하면 1분 간에 놓칠 수 있는 디테일도 있다. 그만큼 영화가 잘 짜여져있고 한 번에 모든 걸 즐길 수 있을 수는 없을 만큼 차린 게 많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현대를 잘 담아낸 우화같다는 느낌이 있다. GV까지 이어 봤는데 감독 본인도 돈키호테.. 2023. 7. 12.
슬픔의 삼각형 현대, 블랙 코미디 더 스퀘어에 이어 2연타 황금종려상을 받은 감독의 코미디 시리즈 본 편은 자본주의 하에 형성된 부에 의한, 인종에 의한 위계질서를 재난을 통해 거꾸로 뒤집어보는 실험영화 남녀, 자본주의와 코뮤니즘, 백인과 아시안, 자본가와 노동자 등 다양한 구조를 다룬다. 이 영화에서는 모든 위계가 위치를 바꾼다. 난파된 배 하나를 두고 작은 상상들을 모아놓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예로는 러시아 자본가와 미국인 공산주의자, 몸을 파는 남자, 무리의 알파가 된 아시아계 여자 노동자. 영화는 전체적으로 농담과 같다. 대사는 좀 길긴 하지만 가볍고 행동이나 사건들이 독특하고 흥미롭다. 별로 영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 좋지 않다고 보이는데 이 영화는 다루면 다룰수록 복잡해질 것이라 느껴진다. 감독의 .. 2023. 7. 12.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스파이더맨, 멀티버스, 애니메이션 역대 가장 많은 시리즈를 배출해낸 캐릭터로서 뻔할 법도 한데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불완전하고 어린 성장형 히어로라서 그런 것 같다 특히 소니 애니메이션으로 이어지는 이번 시리즈는 트렌디한 느낌과 더불어 어리고 열정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듯. 멀티버스를 다룬 영화는 어느새 어벤져스 시리즈를 이어 저스티스 리그 등등 수혜를 많이 본 마블에서도 이제는 멀티버스를 다루는 데에 허덕이고 있다. 다만 요 시리즈는 애니메이션 특유의 디자인과 제작환경 때문인지 스토리는 스토리대로 깔끔하고 시각적인 역동적임도 가져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양한 그림체, 구도를 통해 구분지어주는 각각의 유니버스에 대한 연출은 정말 즐겁다. 영화 중반부까지만 해도 이에 더불어 화려한 .. 2023. 7. 12.
플래시! 한줄 영화 퀄리티에 비해 관객수가 많이 부족한 것 같은데 나름 만족했다. 장점 무엇보다 오프닝이 좋았고 시각효과가 뛰어난 영화였다. 히어로물이 주는 피로감은 비슷한 액션과 시각효과인데, 꽤나 고민한 듯한 색다른 시각효과들이 눈에 띄었다. 스토리는 단조로웠으나 다소 복잡할 수 있는 시간이동 설정을 쉽게 설명할 수 있었고 플래시 캐릭터 자체에 대한 빌드업, 입체감, 몰입 등이 전부 좋았다. 유머가 별로면 진부하고 촌스러워 보이는데 이 점도 탁월했다. 마블 플래시 1편의 가장 큰 장점이자 치트키는 마블에서는 이미 검증된 바 있는 추억팔이, 멀티버스, 다수의 캐릭터이다. 마블의 경우, 다수의 캐릭터 활용과 멀티버스 소재는 어벤져스에서부터 아주 오래간 이어져 내려왔고 최근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는 삼스파를 등장시켜.. 2023.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