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미드소마Midsommar

by heardenk 2021. 4. 28.

 

와, 이거는 벌써부터 리뷰할 생각을 하니 멀미가 온다.

 

<미드소마>는 현재 한창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플로렌스 퓨 주연의 호러 무비이다. 포스터부터 디자인까지 전부 예쁘고 화려하게 치장되었지만 모두 극 안의 징그러움과 괴기함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도구로 쓰일 뿐이다. 이처럼 <미드소마>는 대낮의, 꽃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공동사회에서 느낄 수 있는 멀미에 가까운 공포를 준다. '대낮의 호러라면 이렇게'라는 듯이.

 

더 괴기한 점은 이 영화를 힐링무비, 러브스토리로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니(플로렌스 퓨 역)는 남자친구 크리스티안에게 어떠한 진심을 받지도 못하고 결국 버림받을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 지점에 남자친구를 따라 가게된 호르가 지역의 '미드소마' 축제에 참여하는 것이 영화의 입구가 된다.

 

대니는 너무 처절한 사람이다. 동생이 부모와 동반자살을 해 가족에선 홀로 남았고 남자친구마저 그런 대니를 귀찮게 여긴다. 대니는 자기가 쉴 곳과 가야할 곳을 잃어버린,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여있다. 그녀가 얼마나 절망스러워하든 이해가 가던 때에 오히려 그녀는 희망을 갖고 남자친구와 그의 친구들이 그녀없이 헌팅여행격으로 떠나려던 호르가행에 참여하게 된다.

 

호르가는 모든 이가 적절히 일하며 사랑하고 돕는 공동사회이다. 호르가 사람들은 자연의 계절을 받아들여 인생을 봄과 여름,가을,겨울로 나누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자신들만의 전통과 의식을 따르고 이방인에게는 더없는 친절함을 보여준다. (물론 의도가 있지만)

 

공동사회가 유지되는 방법이 뭐지? 라는 질문만으로도 영화의 전개와 결말이 예측 가능하다. 가족과 사회를 유지하는 데에 근친상간의 금기는 필수적이다. 호르가 또한 사회를 유지해 가기위해 이방인을 초대한다. 이방인에 대한 그들의 친절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들에게 이방인은 자신들의 전통의 재료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먹고 재워진 크리스티안과 그의 친구들, 영국에서 온 다른 친구들은 전부 살해당한다. 하지만 호르가 사람들에겐 살해가 아무렇지도 않아 보인다. 당장 영화의 전반부에서 겨울의 계절을 끝낸 노인들이 절벽 아래로 자유낙하한다. 그들에게 사람의 죽음이나 존엄성은 사회유지와 전통의 밑바닥에 있을 뿐이다.

 

임신의 도구로 이용된 크리스티안을 포함한 이방인들은 빠짐없이 죽여지고 이용당한다.(동물을 대하듯 박제하고, 인형을 대하듯 속을 채우며, 토템을 대하듯 의식에 이용된다.)

 

그 속에서 여왕으로 추대된 대니는 살아남을 뿐더러, 내면에 절절하고 진심어린 위로를 받게 된다. 오히려 그녀는 자신의 친구들이 모두 죽어나가자 미소를 지으며 호르가 사람들 중 한명이 된다.

 

 

말그대로 멀미나는 영화다. <위커맨>이라는 영화에 많은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 이야기의 신선함에 대해선 조금 반감이 되지만 한 인물의 힐링무비와 버무린 것은 정말 독특하면서도 기괴하다.

 

이야기와 연출도 그러하지만 감독 자체가 기괴하게 느껴지는 영화이다. 중반부부터 치닫는 묘사는 감상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연이은 환각적인 연출 또한 감상을 힘들게 한다. 하지만 감독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기괴함을 최대한으로 묘사한 것 같다.

 

미술적인 작품이며 동화보단 고전 신화같은 작품이다. 묘사에 거침이 없으며 전달하고자하는 근본적인 메시지와 감정이 있고 분위기(예쁘면서도 무서운)와 이야기(호르가-커플), 인물(내외적갈등), 연출(현실-환각) 등이 양면적이다. 치밀하다.

 

 

잘 만든 건 인정하지만 애정할 순 없는 영화였다. 하지만 그의 전작인 <유전>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는 여기에 없었다YouWereNotReallyHere  (0) 2021.04.28
도그빌DOGVILLE  (0) 2021.04.28
루퍼Looper  (0) 2021.04.28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  (0) 2021.04.28
향수어느살인자의이야기PerfumeTheStoryofaMurderer  (0) 2021.04.2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