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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TreeofLife, 삶이란 우주를 동경한 영화

by heardenk 2021. 4. 28.

 
<트리오브라이프>는 크리스토퍼 놀란, 데이빗 핀처가 존경하는 테렌스 멜릭 감독의 영화이다. 감독은 본래 철학 박사 학위를 마치고 1년간 조교수직을 수행하다 영화연출로 길을 돌린 독특한 커리어를 지니고 있다. 이 때문인지 그의 영화는 아주 깊고 철학적이며 독특하다.
 
과거 미국의 평범하고 보수적인 가정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감독의 과거 시절을 주관적인 관점에서 보여주는 자전적인 영화이다. 감독은 어릴적 동생을 자살로 잃은 경험이 있으며 영화의 한 아이도 형제들을 뒤로 하고 죽는다. 이에 대한 트라우마가 주는 감정과 경험을 통해 자신과 가족, 인류의 삶을 통찰하는 것이 영화의 방향이다.
 
감독의 연출은 정말 독특하다. 영상 시인으로 불리는 만큼 영화가 시적이다. <2001스페이스오디세이>에서 주인공이 다른 우주에 접어들며 이어지는 광휘의 장면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것처럼, <트리오브라이프>의 중간중간에는 많은 자연경관이 삽입된다. 영화는 크게 한 가족의 탄생과 결말을 순차적으로 그리는데, 이 사이사이에 자연경관, 우주경관들이 삽입되는 것이다. 실로 당황스럽지만 장면들이 비현실적일 정도로 아름답기에 주목할만 하다. 지루할 수도 있다. 이렇게 삽입된 장면들은 어쩌면 삶과 자연의 접점을 묘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감독이 이입한 듯한 주인공과 그의 가족의 탄생, 자연의 탄생이 겹쳐지고, 결국 인류의 인생과 우주의 역사가 결을 함께 하며 이어진다. 이러한 흐름은 마치 영화가 표현하는 것이 우주를 동경한 삶이나 삶을 동경한 우주 혹은 두 가지 모두인 것 같은 묘한 생각이 들게 만든다. 영화는 자신의 틀에서 극한으로 우주나 삶에 대한 열렬한 동경 혹은 지향을 보여준다.
 
또한 이를 아름답고 섬세하게 관통하며 흘러가는 메시지가 '사랑'이다. 가정에게 닥친 여러 위기들은 점차 가족 개개인을 한 부품으로써 변질되게끔 한다. 서로를 해하게 하기도 하며 결국 서로를 다시는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멀어지게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영화의 후반부의 초현실적인 장면이 대답하는 것 같다. 하얀소금사막 혹은 천국을 연상케하는 장소에서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시 만나 서로를 위로하는 것은 감독이 사후세계에 대해 바라는 찬란한 상상으로 보인다. 먼저 떠난 동생과 함께 가족들을 만나고 서로 그동안의 삶을 위로하는 것, 결국은 사랑이 인생의 진리였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이야기일지라도 독특한 영화는 항상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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