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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비프

by heardenk 2023. 4. 25.

 

무심코 틀었다가 마지막 화까지 봐버린 넷플릭스 시리즈 비프.

스티븐 연의 연기를 다시 보니 참 진중하고 이제 정말 잘한다 싶었다.

버닝 때는 한국어 연기가 어색했었고 미나리에서는 어땠을지 모르겠는데 이번 시리즈에서 머리를 빡빡 밀고 스스로를 가장이라 생각하면서도 결핍이 강한 청년을 연기해냈다. 다른 주인공인 앨리 웡도 캐릭터에 대한 해석력이 뛰어난 것 같다. 그 외에 빛나는 조연들도 있었고. 

 

이 시리즈도 인물을 읽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캐릭터가 독특할 뿐만 아니라 쉽게 묘사할 수 없는 세밀한 특징들이 인물에 녹아들어있다. 결핍이 있는 캐릭터들, 우리내 고민들을 함께 하는 상황들마저 이해하고 공감하기에 더없이 쉬운 캐릭터들이었다.

 

이러한 인물들에게 바치듯 시리즈는 점차 주변으로, 더 넓은 곳으로 퍼져나가며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특히 조연급 인물들의 매력이 시리즈에서는 극을 이끄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 시리즈의 스티븐 연의 동생, 사촌, 앨리 웡의 남편, 시어머니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가끔씩 지칠 수 있는 극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주었다.

또한 현실적이지만 아이러니한 상황들은 웃기면서도 몰입을 자아낸다. 매력있는 캐릭터와 아이러니, 이 두 가지가 시리즈물에서는 다음편을 보게 만드는 무기인 것 같다. 

 

본 시리즈가 바라보는 삶과 사람에 대한 관점, 의미랄 게 굉장히 적나라하고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미주 한인이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항상 감정을 숨기고 비위를 맞춰야 하거나, 책임을 지고 누군가 의존할 존재가 되어야 하는 가장이라든지. 속에서 자라나는 삶에 대한 의구심이 이제는 부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두 인물의 폭발적이고 도발적인 극이다.

 

후반에 극을 이끌어가는 힘이 다소 쳐지는 느낌이 있었고 엔딩도 독특하나 아쉽긴 했다.

시즌 3까지 구상을 해놨다는데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다시 보기는 좋으나 작품 완성도가 좋았으면 한다.

현재 인기가 가장 많은 시리즈인 것 같은데, 공감과 코미디 두 요소가 사람들을 이끈 매력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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